엄마의 브랜딩 1%안녕, 나의 엄마

최은숙
2023-04-25
조회수 496

지난 워크샵 이후, 저에게는 크고 작은 변화들의 움직임이 보이는 것 같아요.

육아와 함께 나를 잊고 살았던 지난 10년이 깨어남을 느끼고 있어요.

가족에 대한 희생만이 아닌 잠시 뒤로 미뤘던 저의 본캐를 꺼내려고 하고 있어요.

워크샵에 이어, 계속 함께 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연결해주셔서 감사해요. 

엄마들의 연대란 이런 것이구나를 느끼고 있습니다.

아침에 글쓰기를 하면서, 박선아 대표님의 그림책 처럼, 저도 엄마에게 하고싶은 말을 조금 적어봤어요.

함께 나누고, 또 치유하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요


#안녕, 나의 엄마

엄마는 어떤 힘으로 딸의 차가움을 견디고 있을까?

어떤 힘으로 그 외로움을 견디고 있을까?

 

미안해,

도무지 쉽사리 녹지 않는 내 마음을, 나도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고마워,

그 힘겹던 삶을 살아내어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어,

그리고, 여기까지 와주어 고마워.

 

안쓰러워.

어쩌면, 엄마의 책임이 아닐 거야.

엄마도 누군가의 소중한 딸이자, 동생이자 아내였는데,

부모님도, 남편도 없는 지금,

조건없는 무한한 사랑을 받는 기억, 어리광을 피우고, 보살핌을 받는 충분한 시간 없이,

그 소중한 시간을 경험하지 못한 것이 아쉽고 안쓰러워.

 

감사해.

그럼에도, 그 고단한 시간을 홀로 힘겹게 건너와 주어 감사해.

 

엄마와 나는 사는 동안 서로의 위치를 바꿔가며,

때로는 내가 부모이고, 엄마 역할을 하며 살기도 했지.

나 역시 그 삶이 고단했고, 내가 짊어진 그 짐이 야속하기도 했어.

 

차가워진 내 마음은, 나도 모르겠어.

어린 시절, 엄마를 위해 애쓴 마음이 그냥 차갑게 얼어버린 것 같아.

아이였던 시절, 아이답게 살지 않고,

엄마를 웃게 하려고, 공부했고

엄마를 돕기 위해, 돈을 벌고 싶었어.

엄마의 한숨,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나 스스로 애 어른이 되었고, 그 마음을 너무 많이 써버려 나도 지쳐버리게 된 것 같아.

그걸 다시 세우려니,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났고, 생각보다 아주 깊숙이 있는 것 같아.

 

나도 바꿔보려고 많은 애를 썼어.

그런데, 아이를 낳고 보니, 내 마음이 이상해지기 시작했어.

미웠고, 화가 났고, 내 몸이 엄마를 피하고 있었어.

 

신이 있다면, 지금의 관계를 바꿀 수 있다면, 바꿔보고 싶기도 해.

어쩌면, 내가 살아가는 가장 큰 장애물이 아닌가 싶어.

엄마를 미워하고 거부한다는 것은 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과도 같으니까

 

아주 조금씩, 차가웠던 마음의 시간이 녹아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

시간이 조금 많이 걸릴지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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